인보길 초대석

[인보길 초대석] "지금의 대통령제, 헌정질서 리스크 더 크다"

[정종섭] 내각제였다면 '노무현 탄생' 가능했을까

최고 권위 헌법학자로 朴정부 행자부장관 거쳐 원내 진입… 개헌론 배경에 '주목'

대담=인보길 대표이사 회장, 정리=정도원 기자 | 최종편집 2016.07.24 09:18:47
  • 메일
  • 프린트
  • 작게
  • 크게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구글플러스 공유
  • 카카오스토리 공유
  • 네이버블로그 공유
  • 대담=인보길 대표이사 회장, 정리=정도원 기자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부터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정당에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왕적 권력의 전횡과 중우적 직접정치 시도라는 함정을 넘어, 의회 중심으로 실질적인 의회민주주의가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의회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이른바 애국·보수 진영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믿음이 있다. 대통령중심제를 선호하고 의원내각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정서다.

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가 채택한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이겨낸 미증유의 국난(國難), 그리고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제2공화국 시기의 극심한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다시 대통령중심제로 회귀한 박정희 대통령 하에서 이룩한 고도성장…. 이를 생각하면 보수 진영에서 대통령중심제를 본능적으로 선호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건국과 고도성장기에 대통령제 채택했던 것은 맞지만…"

20일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본지 〈뉴데일리〉 인보길 대표이사 회장과 대담을 가진 새누리당 정종섭 의원(대구 동갑)도 이 점에 있어서는 수긍했다.

정종섭 의원은 "건국과 고도성장기에 우리나라가 대통령제를 채택했던 것은 상대적으로 잘됐다고 본다"며 "국력을 집중시키고 리더십을 단일화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6월 항쟁 때 대통령 직선제를 정치적으로 쟁취는 했지만, 대통령제가 민주화 이후로도 지속가능성이 있을지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며 "4년 중임 대통령 직선제를 유지하되 내각제와 결합하는 '대통령직선 내각제'의 방식으로 가는 것이 지역 문제도 해결하고 국정 운영의 모순도 해결하는 방식"이라고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反)체제 세력 리스크… "현행 대통령제가 더 크다"

내각제라고 하면 보수 진영에서 우선 우려하는 것은 반(反)체제 세력이 연립내각 안에 침투하거나 입각하는 문제다. 구 소련이 동유럽 여러 나라들을 공산화할 때, 먼저 그 나라의 공산당으로 하여금 자유주의자·사회민주주의자 등 제(諸)민주정당과 연립하도록 한 뒤, 공산당을 제외한 정당을 차례로 제거하는 방식으로 공산화를 달성했다.

이러한 반(反)체제 세력의 헌정질서 전복 우려에 대해 정종섭 의원은 대통령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돼 있는 현행 대통령제가 더 위험하다고 선을 그었다.

정종섭 의원은 "지금의 대통령제로 갈 때 리스크가 더 크다"며 "모든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에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사람이 뽑히면 얼마나 위험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어떤 정당이 다수당이 되더라도 대통령이 대통령대로 정당과 분리돼 있으면 더 낫다"며 "대통령과 총리가 서로 견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위헌적인 요소가 심한 정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정당을 해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내각이 위헌적인 요소가 심하다면 해산, 대통령이 위헌적인 요소가 심하다면 탄핵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통제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좌파 정부 시절을 겪은 보수 진영의 입장에서, 특히 그 중에서도 헌정질서 문란과 전복 시도가 극심했던 2000년대 전반기의 국가적 위기를 떠올리면, 현행 대통령제에서 리스크가 더 크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만일 한 번이라도 더 급진(急進) 세력에게 국가원수와 정부수반의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 자리가 돌아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번에는 나라가 망하는데 10년은 커녕 5년까지도 필요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구 소련의 동유럽 제국(諸國) 공산화는 그 나라들을 소련군이 군사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촉발됐고, 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에서는 내각제가 장기간 시행되면서도 공산당이 원내 정당으로 존속하고 있지만, 공산화되는 일은 없었다는 정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내각제였다면 국회 교착 없다"… 강력한 국정 추진 동력 확보 가능

하지만 대통령중심제에서와 같은 강력한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대통령제 하에서 고도성장을 경험했던 보수 세력으로서는 이 또한 불안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정종섭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민생경제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가리켜 "내각제 같았으면 이런 일이 원천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내각제는 원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세력이 내각을 구성하기 때문에, 국정 주도 세력과 원내 주도 세력이 분리될 수 없어 오히려 강력한 국정 추진 동력을 얻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종섭 의원은 앞서 행정자치부장관으로 입각해 있을 때도, 교착 상태에 빠져 '식물국회'로 전락한 대통령제 하에서의 우리 19대 국회를 가리켜 "국회가 장기간 교착되는 경우 내각제였다면 국회 해산을 통해 국민에게 다시 신임을 물을 수 있었다"며 "현재와 같은 국회 교착 상태는 내각제에서는 해산 사유"라고 꼬집었던 적이 있다.

영국의 마가렛 대처 총리(재임 1979~1990)도 내각제 하에서 강력한 개혁 추진 동력을 갖고 △파업만 일삼는 탄광노조 분쇄 △산업 구조조정 △좌파 포퓰리즘에 잠식된 광역의회 철폐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 승전 등을 달성해 '영국병'을 치유할 수 있었다.

보수 세력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대통령제에 비해 내각제의 국정 추진 동력이 약하다는 것은 편견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얼마 전 작고한 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가리켜 '영국병'을 치유한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총리를 닮았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도 지난 2013년 대처 총리가 타계했을 때, 그를 "위대한 지도자"라고 지칭하며 애도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처 총리처럼 산업 구조조정을 하고 이 나라의 개혁을 하려고 시도했지만, 행정부와 입법부의 대립 등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 아직까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또, 5년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 대처 총리처럼 개혁에 충분한 재임 기간을 확보할 수도 없다. 우리의 대통령제가 의도한대로 잘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국내 최고 권위의 헌법학자, 입각 후 원내진출… 개헌론 배경에 '주목'

이러한 상황에서 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장관으로 발탁됐던 정종섭 의원이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으로 원내에 들어와 여권 내의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종섭 의원은 서울법대의 헌법학 교수로 국내 최고 권위의 헌법학자이기도 하다.

장관 발탁과 원내 진출의 배경에 무엇이 있는 것인지, 개헌론 제기에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는 것인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개헌론의 필두에 있는 정종섭 의원은 이날 대담에서도 줄곧 "제도는 완벽한 것이 없기 때문에, 지금 있는 제도보다 나으면 나은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지금의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약점과 단점이 많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어 "국정이 단속적으로 돼버리고, 앞정부가 추진하던 것을 뒷정부가 다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버려, 각 정부의 성과가 모두 단기적 성과에 그쳐버린다"며 "국민들은 단기적 성과만 보고 정부와 대통령을 평가하니 굉장히 소모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대통령제가 가지고 있는 승자독식의 폐단에다 지역 문제까지 겹치면서 전체적으로 한국 사회의 갈등과 모순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거듭 대통령직선 내각제로의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편으로 세계 유일의 남북 분단 상황과 준전시상태, 우리 내부의 적(敵)들이 끊임없이 주어진 자유를 체제 전복을 위한 투쟁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여전히 통일 이전까지는 대통령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보수 진영 일각의 주장 또한 일리 있을 것이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뉴데일리〉는 이하에서 국내 최고 권위의 헌법학자로 행정자치부장관을 지내고 현재 새누리당 국회의원인 정종섭 의원과,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두 차례 지낸 우리 언론계의 원로 인보길 본지 대표이사 회장과의 대담 내용 전문을 게재한다.


[인보길 초대석 대담] 새누리당 정종섭 의원

일시 : 2016년 7월 20일(수)
장소 : 의원회관

-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이사 회장
▶정종섭 의원

- 최고 권위의 헌법학자로서 장관도 지내고 집권여당 국회의원으로 개헌론을 주장하고 있다. 개헌 문제를 중심으로 질문을 드린다면 왜 지금 개헌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며, 개인적으로 어떠한 개헌안을 구상하고 있는가.

▶우리나라 대통령제가 건국 당시와 고도성장기에는 국력을 집중시키고 리더십을 단일화하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건국과 고도성장기에 우리나라가 대통령제를 채택한 것이 상대적으로 잘 됐다고 본다.

6월 항쟁 때 대통령 직선제를 얻어내서 현재 알고 있는 대통령제를 하고 있는데, 대통령 직선제라는 걸 정치적으로 쟁취는 했지만, 민주화 이후로도 지속가능성이 있을지 그 때부터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경험적으로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YS)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5년 단임제를 해본 결과, 어떻게 평가가 됐는가. YS, DJ 뿐만 아니라 모든 대통령이 끝나고 물러날 때는 손가락질을 받았다. 잘한 것은 어디로 가고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를 한다.

과연 이게 대통령 개인의 능력의 문제냐, 제도상의 문제냐. YS, DJ 개인에게 비난을 돌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학자들끼리 모여서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개념을 논의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될 틀을 만드는 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인데, 주관적으로 보면서 특정한 대통령은 성공했다, 또 특정한 대통령은 실패했다 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안될 것이다. 그게 '성공한 대통령'론이다.

지금과 같이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된 헌법에서라도 총리에게 국정 권한의 일부를 맡기고 대통령은 일부를 맡고…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게 맞겠다 싶어서 내가 디자인하고 설계한 것이 이른바 '책임총리제'다. 물론 '책임총리제'라는 말은 맞지 않고 '실질총리제'라는 말을 쓰는 것이 맞다.

국가 운영의 상당 부분을 총리에게 위임해서 역할을 나눠서 하면, 집중했을 때에 발생하는 문제점을 줄일 수 있다.

대통령이 마음을 먹고 총리에게 맡기는 이른바 책임총리제를 받아들이면 좋은데, 현실정치는 또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운영이 안 된다. 그러니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제를 바꿔야 하겠다. 대통령제를 바꾼다면 5년 단임제와 같은 약점도 극복하는 게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30대부터 우리나라의 국가개혁·사법개혁·정치개혁·국회개혁 등에 다 손을 안 댄 게 없을 정도로 내가 이론적 뒷받침을 했다.

민주화 이후의 YS, DJ, 노무현, 이명박… 이렇게 거치면서 나름대로 결론을 내린 것은 개혁안이 제도적으로는 상당히 설계가 잘됐는데 현실에서 그 제도가 작동이 안 된다. 정당을 만들어놓고 보면 결국 그 정당이 호남당 아니면 영남당이 된다.

선거제도를 아무리 설계해본들 생각이 똑같고, 가치관도, 시대정신도 똑같은 친구인데 한 사람의 출신이 영남, 다른 사람이 호남 같은 경우에는 투표를 정반대로 한다는 게 이론적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지역 문제가 가로막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그러면 이 '지역 문제'란 과연 무엇이냐.

결속력이 강하다든지, 특색이 있다든지, 이런 것이 지역 문제라고 생각할 수는 없겠다.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특색인데, 역사적인 특색이라면 그것은 오히려 다양성 측면에서 장려를 해야 한다. 다 통일될 수는 없는 것이다.

정치학적으로 분석하자면, 정치라는 건 우리 사회의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느냐의 문제로 정의된다.

그 자원 배분이 왜곡됐기 때문에 우리 정치가 안 풀리고, 제도를 아무리 설계해봐도 정상적으로 정착되지가 않는다.

특히 자원 중에 예민한 것이 권력과 돈의 문제다. 국가 영역에서 권력의 문제, 국가프로젝트, 사회간접자본(SOC) 등이 수십 년 동안 대통령이 나온 지역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서 권력과 돈의 배분 문제가 상당히 왜곡됐다.

왜곡 속에서 상대적으로 빼앗긴 사람들이 '나한테 와야 할 권력과 돈이 내가 수긍하기 어려운 이유로 상대방에게 간다'고 생각하니 수긍하기 어렵지 않겠는가.

그게 한국 정치의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에, 이 자원 배분의 왜곡이라는 문제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큰 틀을 고치지 않는 이상, 아무리 다른 제도를 설계해봐도 예측한 효과를 가져올 수 없다. 이 문제는 권력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에 결국은 5년 단임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5년 단임제의 해결책 중의 하나는 4년 중임제라고들 하는데, 4년 중임제로 가면 지역 문제는 더욱 악화된다. 4년 중임제에서 재선이 되면 8년인데, 어느 한 지역에서 8년을 집권을 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나라가 반분이 된다.

4년 중임제를 막연히 계획하는 게 얼마나 나이브(naive)한 의견이냐. 나는 기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지난 노무현정권 시절 제기된 4년 중임제를 반대한 것도 지역 문제를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결국은 4년 중임 대통령 직선제를 유지하되 내각제와 결합하는 대통령직선 내각제 방식으로 가는 것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5년 단임제에서의 국정 운영의 모순도 해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대통령직선 내각제가 맞다고 본다.

- 구상안은 대통령은 4년 중임제로 하면서 내각제를 하자는 말씀인가. 그렇다면 대통령은 4년 중임에 직선으로 하되, 내각제가 결합되는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 내각은 총선에 의해서 구성한다. 내각책임제 정부가 들어서는 것이다.

- 이게 소위 말하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인가.

▶ 오스트리아식이라고 하는데 이원집정부제라는 용어는 원래 없고, 오스트리아 국민들은 자신들의 제도를 내각제라 부른다.

그래서 헌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정부 형태의 모델은 내각제와 대통령제가 있을 뿐이지 중간 형태는 없다는 게 다수설이다.

대통령제와 내각제 사이에서는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지 않겠느냐. 프랑스·포르투갈·핀란드·오스트리아가 모두 변형된 방식이다.

프랑스는 준대통령제라고 하는데, 오스트리아도 그렇게 보면 준대통령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오스트리아 국민들은 그것을 내각제라고 본다.

프랑스도 보면, 어떤 경우에는 대통령이 주목을 받아서 꼭 대통령제처럼 국정이 운영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수상이 주목을 받는 리더십이라 저것은 내각제인가 싶은데, 그런 형태로 갈 수도 있겠다.

- 대통령을 직선하는 대선이 있고, 다수당이 내각을 구성할 총선이 있을텐데, 그렇게 되면 대통령의 권한과 내각의 권한은 어떻게 되는가.

▶ 대통령은 헤드 오브 스테이트(Head of State), 국가원수이고, 총리는 헤드 오브 가버먼트(Head of Government), 정부수반이 된다.

행정수반으로서의 권한은 총리가 갖는다. 양쪽이 충돌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대통령 권한을 조정을 할텐데 그것은 각 나라마다 다를 수가 있다.

기본적으로 직선 대통령은 국가원수, 총리는 행정수반으로서 권한을 주는데,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권한을 어떻게 조정할지만 생각하면 된다.

- 내각책임제는 국가적 사안에 대해 그 때 그 때마다 책임을 지는, 수시로 바뀌는 형태인데, 대통령은 4년 동안 같은 대통령이 있고 내각은 수시로 바뀐다는 것인가.

▶ 총선을 해서 내각을 구성했는데 도저히 국가가 제대로 돌아가지를 않는다면 4년 중임의 대통령이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실시를 해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국회해산권을 가지고 있는데, 독일 같은 경우에는 건설적 불신임제와 함께 여러 가지 제한을 두고 있다. 내각의 안정을 위해 총선 후 2년 이내에는 해산을 못하게 하고 있다.

- 내각의 최소 임기를 2년을 보장한다. 그러한 것도 내각제의 범주에 드는가.

▶ 바리에이션이 그래서 생기는 것이다. 내각제라고 해서 무언가 고정적인 형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경우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은 상징적이다.

- 내각의 최소 존속 2년을 보장하면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의 의미는 희석되는 게 아닌가.

▶ 계속적으로 국회를 해산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최소 2년을 보장하고 잘하면 해산을 하지 않아 계속적으로 국정 운영을 하게끔 하는 것이 옳다.

- 그런데 2년 내에는 예컨데 그 내각이 반국가적인 행위를 했다 할지라도 해산을 할 수가 없게 되지 않겠는가.

▶ 학자에 따라서는 그 제한을 1년으로 하거나 1년 6개월로 하자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 내각의 최소 존립 기간 2년이라는 안전장치만 있을 뿐, 내각제를 하게 되면 정당들이 돌아가면서 2년마다 내각 해산을 노리면서 권력 투쟁을 벌이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다수당의 당수가 총리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총선을 통해 원내 다수 세력이 된 정당이 통치를 맡는 것인데, 다수당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내각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도저히 국정 운영이 안 될 때에만 해산을 하게 되는 것이다.

- 2년마다 총선이 열리게 되는 것은 아니겠는가.

▶ 총선은 매 4년마다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해산이 일어나지 않으면 4년이다.

- 해산을 안하면 4년이지만 관행적으로 2년마다 국민의 심판을 받아보자고 나오지 않겠는가.

▶ 내각 해산을 하자는 주장은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니까,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다.

- 대통령의 당적과 총리의 당적이 다른 것에 따른 문제는 없겠는가.

▶ 물론 다를 수가 있다. 그게 충돌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견제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국가원수로서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대통령이 내각과 철학이 안 맞는다고 마구 해산해서는 안될 것이다.

- 이런 식의 헌법 체계는 세계적으로 어떤 유례를 찾을 수 있겠는가.

▶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핀란드 포르투갈… 이원집정부제라고 흔히 부르는 나라들이 다 그렇다.

- 우리나라가 통치체제를 구상함에 있어 고민해야 할 것이 한국적 현실 아니겠나. 분단국가이고, 준전시상태이고, 한국 내부의 좌우 대결… 게다가 좌파 정부를 겪으면서 좌우 투쟁이 격렬해지는 정도를 넘어섰다. 예시로 드신 유럽의 나라들은 한국보다 상황이 안정적인 나라다.

정치 상황과 국가 상황이 안정적인 나라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한국은 흔히 말하듯이 여당 야당만 있는 게 아니라, 북한당 중국당 일본당 미국당 이런 것들이 있는 나라라고 하지 않나.

정치적인 안정성이나 관료사회의 공직자 윤리가 확립되지 못하고 있고, 모든 정치적 요소들이 체제투쟁의 무기가 되고 자유를 파괴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자유가 되고 있는 마당에 정종섭 의원께서 구상하는 그런 제도가 제대로 구상대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다른 안전판은 없는가.

▶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혼란이 적다는 것이다.

지금의 대통령제로 갈 때 리스크가 더 크다고 봐야 한다.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대통령이 뽑히면 얼마나 위험하겠나. 모든 권력이 집중돼 있는데…….

어떤 정당이 다수당이 되더라도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정당과 분리돼 있으면 더 나을 수 있다. 대통령과 총리가 서로 견제를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위헌적인 요소가 심하다면 정당이 그렇다면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정당을 해산하는 방향으로 해야 하고, 내각이 그렇다면 해산, 대통령이 그렇다면 탄핵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통제를 해야 한다.

- 일리 있는 말씀이다. 그러면 대통령의 권한은 상징적인 수준의 권한인가.

▶ 반드시 상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부 실질적인 권한이 있을 수도 있는데, 국군통수권이나 공무원임면권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 흔히 이야기하는 통일·외교·안보가 대통령 몫이 되는 것인가.

▶ 흔히들 외치(外治)를 대통령, 내치(內治)를 총리라고 하는데, 전세계적으로 그렇게 딱 나눌 수 있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군통수권이나 공무원임면권은 누가 갖느냐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독일에서는 총리가 가지고 있다. 다만 나는 우리 체제를 감안해서 국군통수권은 대통령에게 있어야 한다고 본다.

국군통수권이라고 해도 군행정권일 것이다. 군작전권은 지금 전시의 경우에는 한미연합사가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 상당히 이상적인 것 같다. 그러면 예컨데 대통령의 견해와 내각의 의견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2년 동안 계속되는데, 내각불신임도, 국회해산도 못하면서 2년간 계속된다고 하면 국정이 마비되는 것은 아닐지.

▶ 5년 동안 마비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는가(웃음). 그렇게 극단적인 경우만 상정하면 제도를 설계하기가 쉽지 않다.

- 박대통령이 민생경제법안을 제출해도 통과를 시켜주지 않는 국회라고 하면 해산이 됐어야 맞지 않겠는가.

▶ 내각제 같았으면 이런 일이 원천적으로 발생할 수가 없다. 내각제 같았으면 벌써 관철이 됐을 것이다.

- 편의상 '정종섭 헌법안'이라고 하면, 이러한 헌법이 발효된다면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이라고 하는 국회법은 당연히 개정이 뒤따를텐데.

▶ 그것은 원래가 잘못됐던 것이다. 날치기를 방지하려고 했는데 경험해보니 민주주의 원리에도 맞지 않고 작동도 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5분의 3을 규정하고 있는 나라가 어디 있나. 당연히 그것은 바뀌어야 한다.

- 아까 미국식 4년 중임제는 아니라는 말씀을 했는데.

▶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라서 지역 문제가 워낙 심각하고 정치적 갈등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이것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4년 중임제를 도입하면 지역 갈등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 지역 갈등은 사실 정치인들의 득표 전략으로 둔갑하면서 더욱 악화되고 정치 대결의 뿌리깊은 암덩어리처럼 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역 감정을 해결하려고 이러한 제도를 만들었다가, 지역 감정보다 더 중요한 이념의 아가리에 먹히는 것은 아닐까.

▶ 이념의 문제로 봐도, 결국 이렇게 제도가 가면 정당은 3~4개가 만들어진다. 물론 지금도 3개이지만. 그렇게 되면 어느 쪽도 지배적인 다수가 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념으로 연립을 하게 될 것이다.

- 연립 내각이 구성된다는 것인가.

▶ 그렇다. 그렇게 가야 안정적이지, 대결의 구도로 가면 풀리지가 않는다.

- 지금 정치권의 대결 구도가 순전히 지역 감정에만 기반하고 있지는 않지 않은가.

▶ 지역 문제 뿐만 아니라 이념이 있는데, 지금은 이념이 같은데도 지역 때문에 정반대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서 문제라는 것이다.

- 지역 감정이라는 것은 조선시대 중기로부터 퇴계학파 율곡학파 이래로 서인, 동인 하는 학파 대결이 곧장 내려온 것은 아닌지.

▶ 그렇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조선시대에 파당을 갈라서 싸운 것도 학 파 간의 이론 체계나 우주관·국가관이 달라서이기도 하지만, 우리 현대사가 당면하고 있는 지역 문제는 그러한 맥락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권력과 돈의 배분 문제이다.

호남이 조선시대에 특별한 당파다, 영남이 특별한 당파다 그러한 역사적 맥락으로부터 지금의 지역 감정이 내려온 것이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내가 조선시대 누구 학파의 후예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도 않다.

지금 정부 인사, 아니, 정부 인사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인사까지도 대통령이 어느 지역 출신이 되느냐에 따라 상당히 영향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거기에 따라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겠는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 발탁되지 못한 게 피해라고 하면, 미국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대규모로 자리를 내놓고 새로운 발탁이 이뤄지는데.

▶ 미국은 엽관제(Spoil System)라 정권이 바뀌면 일정 지위 이상의 공무원은 다 물러나는 게 전제가 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직업관료제이고, 능력주의다.

지금도 옛날 같이 특정 지역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그 지역 출신이 비슷한 능력이더라도 이득을 본다는 게 개개인의 경험으로 남아 있다. 언론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특정 정부가 설 때, 그 지역 사람들이 대기업에서도, 중소기업에서도 승진하고, SOC도 대통령 출신 지역에 많이 돌아간다는 것은 문제다.

- 그건 민주주의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 아닌가.

▶ 전혀 그렇지 않다. 각자 돌아가야 할 몫이라는 게 있는 건데, 그렇지가 않게 되니 죽기살기로 싸우는 문화가 생기는 것이다. 그게 민주주의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고 보신다면 그것은 굉장히 잘못 보시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말씀드려서 죄송하지만, 승복의 문화를 만들자는데, 왜 승복을 못하나. 한국 사람들이 특별히 승복의 문화가 없어서가 아니다.

- 승복을 하고 있지 않은가.

▶ 전혀 승복하고 있지 않다. 대선 다음날부터 저항을 시작하고 반대하고 권력을 가져오려고 하고 있고…….

- 그런 걸 조정해야 하는 게 사실 정당이 해야 할 국민통합의 역할인데….

▶ 정당을 만들어서 이념정당, 정책정당이 되면 좋은데 안 되지 않는가. 결국은 전부 지역당이 돼서 대립해 버린다.

- 그게 우리나라의 특수성이라고 보지는 않는지.

▶ 그렇지 않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 제도를 바꾼다고 해서 그런 문화가 없어지겠는가. 거의 체질화되고 본능화된 것은 아닌가 싶은데.

▶ 그게 체질이고 본능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은 발전을 못한다고 본다. 이 상황으로 계속 가면서 이 갈등이 계속되면 갈등 비용이 엄청나게 들텐데, 다음 세대에서도 똑같이 이러한 갈등이 계속된다면 하면 지속이 불가능하다.

- 정종섭 의원은 결국 지역 간의 대결과 투쟁 양상이 한국 정치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약화시키기 때문에, 여기에 초점을 맞춰서 바꿔야 한다는 복안인가.

▶ 그렇다. 자원 배분의 왜곡을 가져오고 우리 정부 영역과 사회 영역에 엄청난 갈등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빨리 정의로운 틀을 만들어야 하겠다.

- '정종섭 헌법안'에 예상되는 단점이나 부작용은 무엇인가.

▶ 글쎄요…. 공존의 틀 속에서 공존하자고 만들어놓은 것인데, 아까 말씀드린대로 내각과 대통령이 매일 같이 충돌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현실화되면 복잡해질 수는 있겠다

연립내각을 하는 세력들끼리 내각 안에서 권력투쟁을 하고 싸우는 문제도 있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이런 구조 안에서는 종전과 달리 총리는 행정수반, 대통령은 국가원수이기 때문에 권력을 놓고 치열하게 싸울 동력은 약화된다.

지금은 국가원수와 행정수반의 권력을 한 사람이 모두 쥐고 있기 때문에 권력투쟁이 심화되는 것이라고 본다.

- 내각제를 오래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영국이나 일본은 입헌군주국으로, 왕권이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오랜 기간 굳어진 정신문화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왕 앞에서의 내각제는 안정된 선진국의 선진적 문화제도로서 운영된다고 하면 그래서 잘 굴러가는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한국은 그 헌법대로 하게 된다면 대통령이 점차 상징적인 존재로 돼서, 나쁘게 말하면 '핫바지' '얼굴마담'처럼 되고, 내각의 정권 쟁탈이 핵심이 될 것 같다.

지금의 제도가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하지만 아니지 않는가. 87년 헌법에서 비상대권과 국회해산권을 박탈했는데도 그러한 대통령 권한을 가지고 제왕적이라고 욕하하는데 무기로 쓰는데 어떻겠는가. 통일이 될 때까지는 보다 효율적으로 강화된 대통령중심제가 낫지 않겠는가.

▶ 권력을 더 이상 집중시키는 것은 국민들부터가 동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본래 제왕적 대통령제(Imperial President)라는 말은 미국에서 비롯됐다.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것은 미국의 대통령제가 바뀌었던 것이 아니라, 제도는 똑같은데 특정한 대통령의 시기에 의회와 협력하기보다는 자기 정치에 몰두했던 것을 가리켜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칭한 것이다.

그러니 지금의 오바마 대통령을 가리켜서는 아무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87년 헌법에서 이전보다는 대통령의 권한을 약화시킨게 사실이지만 YS·DJ 시절을 거치면서 도출됐듯이 그 안에서도 대통령 혼자 독주하듯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불릴 소지가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것은 사실 우리 헌법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안 나타날 수도 있다. 대통령이 의회와 소통하고 동반자로 가게 되면 그러한 요소가 약화되고, 의회와 소통을 단절한 채 독주하게 되면 제왕적 대통령제가 된다.

미국이 제도가 바뀌어서 제왕적 대통령제 시기가 따로 있던 것이 아니고, 이것은 전적으로 사람에 따른 것이다.

- 내각제를 오래해 온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일본에서도 이런저런 부작용이 있었다. 부작용이 우리 헌법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지는 않는가.

▶ 제도는 완벽한 것이 없다. 지금 있는 제도보다 나으면 나은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지금의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약점과 단점이 많다. 대선 때마다 역대 대통령이 굉장히 거창한 것들을 공약으로 걸고 5년 동안 이행하지 못했다.

선거에서는 당선이 돼야 하니 할 수도 없는 공약을 내걸기는 내거는데, 감당도 안되는 공약을 5년 안에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엄청나다.

결국 국정이 단속적으로 돼버린다. 앞의 정부가 추진하던 것을 뒷 정부가 다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연속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데, 각 정부가 성과 위주로 가다보니 전부 단기적 성과에 그쳐버린다.

국민들도 단기적 성과만 보고 정부와 대통령을 평가하니, 이런 식으로 가는 게 과연 맞겠느냐. 이것은 굉장히 소모적인 일이다.

5년 단임제가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때문에 무책임으로 이끌고 있다.

대통령제가 가지고 있는 승자독식의 폐단에다가 지역 문제까지 겹치면서 전체적으로 한국 사회의 전체적인 갈등과 모순을 증폭시키고 있다. 어쨌든 이것을 완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지역 문제를 계속 짚어주시는데.

▶ 그 파당적인 망국적 지역 싸움이라는 게 결국은 자원배분의 왜곡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이 구조를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 '우리는 항상 당파적' 이렇게 봐버리면 해결책이 나올 수가 없다.

- 내각제로 개헌을 하면 연립을 하는 와중에 지금의 국회처럼 극좌 세력이 야당을 좌지우지하는 풍토가 결합하면 연립정부가 장악당하지는 않겠는가.

연립정부를 장악하는 게 역사적으로 봐도 공산당의 기본 전략이 아닌가. 소련이 점령한 동유럽 여러 국가들이 공산화된 게 전부 연립정부의 민주정당들이 공산당에 잡아먹혀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그런 공산화 현상이 한국에서도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지울 길이 없다.

▶ 그렇게는 안 되지 않겠나. 총선에서 국민들이 그렇게 투표를 하겠는가.

- 국민을 너무 믿으시는 것 같은데(웃음).

▶ (웃음)국민들이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에게 다수 의석을 몰아줄 리가 없다.

- 반헌법적인 정당이 원내 1당이 될 정도로 국민들이 표를 줄 리야 없겠지만, 예를 들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가운데, 예전의 구 통합진보당 같은 반헌법적 정당이 연립내각 구성의 캐스팅보트를 쥘 수는 있지 않은가. 그러면 그 세력이 국민이 준 의석을 넘어서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 헌정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정당이 있다고 치자. 그 위태롭게 하는 정당이 연립을 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세력에 표가 가겠는가. 그리고 반헌법적인 정당이라는 것은 일차적으로 헌재에 의해서 해산하는 방향으로 해결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 그런데 구 통진당이 해산은 됐지만 지금도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고, 또 출마를 하고 있다.

▶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허술한 것은 문제다. 해산한 정당은 유사정당 창당을 못하게 돼 있는데, 법리적으로도 할 수 없게 돼 있는데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이것은 입법이 불비한 것은 사실이다.

- 보완하기 위해 입법발의가 된 것으로 아는데, 왜 통과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가.

▶ 그것은 한 번 확인을 해봐야겠다.

-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5년 전에 발의를 했는데도…. 독일과 비교하면 독일의 법체계는 아주 이중삼중으로 잘돼 있는데, 우리는 너무나도 허술한 것 같다.

▶ 사람들이 다들 독일에 가서 독일식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신중하지 못한 것이다. 독일의 장점이라는 것은 정치인들이 몇 달 가보고 이야기할만한 것이 아니다.

독일식으로 하려면 책임공무원제가 아주 견고하게 돼 있는데 이러한 것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정당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공천은 어떻게 할 것인지 그런 것들을 전부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정말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가, 한국에서 그 효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인가를 물어야 맞다.

나도 독일 갔다왔다, 너도 독일에 다녀왔느냐, 내가 보니 이게 독일식이더라 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일부 정치인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동의하기가 어렵더라.

- 국민 개개인의 여론이 일차적으로 자원 배분에만 너무 예민하다보니 국가 전체를 보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하물며 외부의 국제 정세는 말할 것도 없다.

4·13 총선만 해도 친박 놈들 꼴보기 싫다고 해서 보수층이 전부 국민의당을 찍는 바람에 여론이 왜곡돼서 표로 나타났는데, 이것을 이상적인 방향으로 갈 방책이 없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 그게 늘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바람'이라는 것인데… 바람이 선거를 좌우하게 해서는 안 되겠다.

평소에 스테디하게 정당이 제시하는 가치관에 따라 다수 국민들이 지지하는 방향으로 선택이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선거라는 것은 선거에 임박해서 바람에 따라 좌지우지가 된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정책정당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니 일어나는 일이다. 4·13 총선 같은 경우는 공천 과정에서 국민들이 봤을 때 실망스런 모습이 있다보니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화로 표출된 것이다.

그러한 화를 잠재우고 냉정하게 투표를 하라? 이론적인 이야기이고, 유권자들을 투표에 임박해서 화나게 행동하면 화나는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일을 일으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제도적인 대책은 없겠는가.

▶ 공천 방식을 바꾸고 손을 보면 충분히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본다.

- 야당도 개헌하자고 외치고 있다. 혹시나 현재 야당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좌파, 급진파, 친북파, 종북파들이 개헌의 바람을 타고 영토 조항이나 국체 변경을 시도한 개헌안을 내놓고 지금의 여소야대 상황에서 그 개헌안을 힘으로 관철하려고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떡하나.

▶ 아주 중요한 지적을 하셨다. 그러한 방향으로 개헌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린대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내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도대체 왜 개헌을 해야 하나. 문제가 없는 건 개헌을 할 필요가 없다. 무엇이 문제냐는 것을 국민에게 납득을 못 시키고 갑작스럽게 개헌이 되면 안 된다. 정당성 자체가 없다.

내가 진단한 문제가 있는데, 이것이 우리 사회의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이것을 국민들이 납득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왜 이러냐. 원인이 무엇이냐.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연말까지 개헌 논의를 끝내야 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 개헌을 할 때 온갖 이야기를 다 넣어서 하면 그게 국가가 혼란스러워지는 길이다.

- 올해 말까지 매듭을 지어야 한다. 개헌안은 나와 있는가.

▶ 개헌안들은 이미 나와 있을 것이다. 국민을 납득시키는 게 중요하다.

- 시간상 촉박한 것은 아닌가.

▶ 10월까지 제안을 하면 논의 자체를 올 연말에 끝내고 연초에 국민투표를 하면 된다. 국민에게 물어보는 것이니 부결이면 부결, 가결이면 가결으로 정리된다. 거기서 논의 자체를 끝내야 한다. 내년으로 넘어가면 논의가 왜곡된다. 올해 안에 끝을 봐야 한다.

      관련 키워드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newdaily.co.kr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newdaily.co.kr]
    Copyrights ⓒ 2005 뉴데일리뉴스 -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 청소년에 유해한 댓글 과 광고/반복게재 된 댓글은 작성을 금지합니다. 위반된 게시물은 통보없이 삭제됩니다.
    주간 핫 클릭
    정치
    사회
    연예
    글로벌
    북한
    주소 : (100-120)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5가 120 단암빌딩 3층 뉴데일리(주) | 등록번호: 서울 아00115 | 등록일: 2005년 11월 9일 | 발행인: 인보길 · 편집인: 이진광
    대표전화: 02-6919-7000 | 팩스: 02-702-2079 | 편집국: 02-6919-7053,7030 | 광고국: 02-6919-7008
    Copyright ⓒ Newdail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