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朴정권, 세월호 최초 보고시점 조작했다"

여러 의문점에도 서둘러 발표… 박근혜 구속 연장에 영향 줄 의도?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10.12 16: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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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ited97@newdailybiz.co.kr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한 뒤 2011년 하반기에 언론계에 몸담았습니다. 2014년 7월부터 본지 정치부 소속으로 국회·정당에 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왕적 권력의 전횡과 중우적 직접정치의 함정을 넘어, 의회 중심으로 실질적인 대의민주주의가 구현되기를 기대합니다. 의회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박근혜정권 시절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첫 서면보고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올라간 시점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현 정권 청와대에 의해 제기됐다.

세월호 사고 관련 보고 시점과 내용 등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다룬 헌법재판 과정에서도 논란이 됐던 내용이라,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현재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여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1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발생 당일에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점이 담긴 세월호 상황보고일지가 사후에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임종석 실장에 따르면, 당시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최초 서면보고를 당일 오전 9시 30분에 했다는 문건이 이번에 새로 발견됐다.

문제는 지금까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올라간 첫 서면보고는 당일 오전 10시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홈페이지에도 이와 같이 해명했고, 헌법재판소에서 다뤄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서도 이와 같은 주장이 제출됐다.

그런데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와 같은 사실이 "2014년 10월 23일에 당시 청와대가 사고 당일 상황보고 시점을 수정해서 다시 작성한 것"이라며 "6개월 뒤인 10월 23일에 최초 보고시점을 오전 10시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왜 대통령에게 첫 보고한 시점을 30분 뒤로 미루는 '사후 조작'을 감행한 것일까.

임종석 비서실장은 "보고시점과 (당일 오전 10시 15분으로 알려진) 대통령의 첫 지시 사이의 시간적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당시 1분 1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참 생각이 많아지는 대목"이라고 추정했다.

이외에도 임종석 비서실장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당일에 오전 9시 30분 1보를 시작으로 네 차례에 걸쳐 4보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가 올라갔으나, 6개월 뒤에는 이를 전부 수정하면서 4보는 사라지고 3보의 보고시점도 10분 정도 늦춰지는 등의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조작하면서 '안보'와 관련한 내용만 국가안보실이 책임지는 것으로 하고, '재난'은 안전행정부가 맡는 것으로 고친 흔적도 드러났다.

이 불법 변경은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에 출석해 "재난 컨트롤타워는 국가안보실이 아니라 안전행정부"라고 답변한 직후에 이뤄진 것으로, 비서실장의 국회 발언과 말을 맞추기 위해 기본지침을 임의로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가장 심각한 조작으로 본 것은 역시 1보의 시각을 임의로 변경한 것"이라며 "가장 참담한 국정농단 사례의 관련 사실을 밝히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발표했으며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정기록을 사사로운 목적으로 사후에 고의로 조작한 것이기 때문에 국정농단 사례에 해당하는 것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의혹 제기에 일부 분명치 않은 주장이 섞여 있는 등 혼란스런 지점이 있어, 이렇게 서둘러 의혹을 제기하게 된 정치적 배경을 놓고 일각에서는 의구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날 세월호 상황보고일지가 보고의 시점만 조작됐을 뿐 "(보고의) 내용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탄핵심판 당시 헌재에서 다뤄졌던 내용에 따르면, 당일 오전 10시에 이뤄진 첫 보고에는 '9시 35분에 상선 3척·해경함 1척 등이 추가로 현장에 도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첫 보고의 내용은 동일하지만 보고 시점만 9시 30분에서 10시로 30분 늦춰졌다고 하면, 오전 9시 30분에 이뤄진 첫 보고에서 '9시 35분 추가 상황'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는 말이 된다. 이는 보고서에 '미래의 상황에 대한 예언'이 담겨 있었다는 뜻이 돼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해 "1보·2보·3보까지 내용은 동일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답했다.

다만 이와 같은 모순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관련 사실의 연관 관계나 보고의 경위 등은 내가 설명드리기는 좀 어렵다"며 "분명하게 내가 오늘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당일의 보고서들이 6개월이 지난 10월에 전면 수정됐다는 것이고, 1보의 보고 시점 (조작)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만 밝혔다.

이처럼 설명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도 이례적으로 TV생중계가 허용된 가운데 청와대 비서실장이 직접 관련 사실을 브리핑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관련 사실을 보고받자 "국민들에게 알리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며 "국민적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공개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8시에야 관련 사실을 보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받은지 채 8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서둘러 발표한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황급한 발표를 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 연장 여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분석과 관련해 임종석 비서실장은 "(발표) 시점은 아마 어느 날로 했더라도 비슷한 정치적 의혹은 제기됐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통해 간접적으로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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